건강 유지의 삼박자, 과하지 않되 부족하지 않게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세 가지 요소

건강 유지의 삼박자, 과하지 않되 부족하지 않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 살아가며 곱씹을수록 깊이가 다릅니다. 공자가 제자 자공에게 전한 이 사자성어는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의미로, 중용(中庸)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무언가를 ‘더’ 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건강 관리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1. 90보 모자란 만 보의 기적

지난가을, 40여 일간 한국을 다녀온 뒤로 일상이 달라졌습니다. 매일 아침, 뒤뜰을 걷는 습관이 생긴 건데, 처음엔 열 바퀴도 벅차 앉을 자릴 찾기 일쑤였지만 이제는 스무 바퀴도 거뜬하고, 어느 날은 30바퀴를 걸어 90보 모자란 만 보를 채웠습니다. 그저 걷는 것뿐인데도 에너지가 넘칩니다. ‘욕심은 금물’이라는 말을 되뇌며, 때로는 텃밭 일 도우려 어슬렁거리기도 합니다. 물론 괜한 참견으로 핀잔을 듣는 일도 있지만, 그 또한 소소한 일상의 일부입니다.

2. 건강의 비결은 ‘균형’

최근 체력이 좋아진 이유는 단순합니다. 건강한 식단과 균형 잡힌 영양 섭취에 있습니다. 피로, 면역 저하, 잦은 병치레… 이 모든 게 결국 필수 영양소의 결핍 또는 불균형에서 시작된다는 걸 알게 된 뒤, 체계적인 식이 요법을 시작했습니다. 분말 형태의 천연 식품과 정제된 보조제를 꾸준히 섭취하면서 소화 흡수, 신진대사까지 놀랄 만큼 좋아졌습니다.

한국에서 과식과 운동 부족으로 뱃살이 늘어 재킷 단추를 채우지 못했지만, 식단 조절로 열흘 만에 다시 여며졌고, 장시간 비행 후 생긴 붓기도 사라졌습니다. 가장 놀라운 변화는 예전엔 한국을 다녀오면 시차 적응에 10일은 걸렸던 몸이 이제는 낮잠 생각조차 없다는 것입니다.

3. 뒤뜰은 건강 보고(寶庫)

아내는 은퇴를 1년 앞두고 유튜브에서 텃밭 정보를 찾기 시작했고, 어느덧 농부 3년 차가 되었습니다. 제철 과일과 채소가 끊이지 않는데, 직접 기른 상추는 일생 먹은 양보다 작년 한 해에 먹은 양이 더 많을 정도입니다. 수확물도 다양해 토마토, 딸기, 오이, 수박, 가지, 고추, 옥수수는 물론이고 대파부터 쪽파까지 그 종류도 방대합니다.

무엇보다 필요할 때 부엌 뒷문만 열면 바로 딸 수 있는 신선함, 그리고 100% 유기농이라는 사실이 든든합니다. 한국에 다녀오기 전 옮겨 심었던 무와 배추 모종도 돌아와 보니 무는 실하게 자랐고, 배추는 속이 꽉 들어찼습니다. 아침마다 사이드워크 끝 배추밭까지 나가 얼마나 자랐나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가끔은 배추가 새벽에만 자라는 것처럼 보여, 그 신비로움에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합니다.

4. 어머니의 겨울 준비

어릴 적 고향에서 겨울을 준비하던 어머니의 모습이 종종 떠오릅니다. 삭풍이 불기 시작하면 김장 담그고, 솜이불 꺼내고, 솜바지 지으며 바쁘게 움직이셨습니다. 미국에서 살아온 지난 날들은 월동 준비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요즘은 부쩍 어머니의 겨울 준비가 그리워집니다. 아마도 텃밭에서 자라는 무와 배추가 그 시절을 소환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이란 꼭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오늘도 ‘과유불급’을 마음에 새기며, 조용히 사이드워크를 밟습니다. 미련도 욕심도 내려놓으면 인생은 한결 수월해진다는 걸 깨닫습니다.

5. 균형 잡힌 삶을 위하여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세 가지 요소는 균형 잡힌 영양 섭취, 좋은 흡수력, 그리고 활발한 신진대사입니다. 이 셋이 맞물릴 때, 비로소 몸이 가볍고 에너지가 솟구칩니다. 물론 걷기 같은 규칙적인 운동도 빠질 수 없습니다.

오늘 새벽,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계획했던 30바퀴는 접고 열 바퀴만 돌았습니다. 그렇다고 아쉬움은 없습니다. 중요한 건 매일을 무리 없이, 하지만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것이니까요. 오늘도 뒤뜰 배추의 속잎이 크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내 삶의 균형을 다시 가다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