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물의 사용, 이제 알고 마시자!

1. 식사와 찬물, 무심코 반복되는 실수

많은 사람이 식사와 함께 찬물을 마시는 실수를 범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 식사 중 찬물을 마시면 침샘의 분비가 줄어들고 위장의 기능이 일시 정지될 수 있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습니다.

《식생활과 음식물에 관한 권면》(p.420)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찬 레몬수나 얼음물을 식사와 함께 마시면, 위장이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만큼 따뜻해질 때까지 소화를 멈출 것이다.”

이 조언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속이 자주 더부룩하거나 식후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더욱 공감할 수 있겠죠.


2. 하루에 얼마나 마셔야 할까? ‘8잔의 법칙’의 진실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은 “하루 8잔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상식의 출처나 과학적 근거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2002년 《American Journal of Physiology》에 실린 연구에서 헤인즈 발틴(Heinz Valtin)은 이 통념을 검증했습니다. 그는

운동 중이 아니고 상온일 경우, 갈증을 느낄 때 마시는 정도면 충분하다
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노인, 임신부, 운동선수처럼 갈증을 잘 느끼지 않거나 수분 손실이 큰 사람은 추가 섭취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3. 전문가가 권장하는 섭취량은?

  • 미국 의학연구소(IOM)에 따르면:
    • 남성: 약 3.7L (15.5컵)
    • 여성: 약 2.7L (11.5컵)
      이 중 20%는 음식에서, 나머지 80%는 물과 음료로 섭취됩니다.
  • 한국인의 영양소 섭취 기준(2020)에서는:
    • 남성: 1,200cc
    • 여성: 1,000cc
      다만 이 수치는 음식 속 수분을 명확히 반영하지 못해 실제보다 낮게 추정된 한계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국가별·식문화별로 수분 요구량은 다르며, 기온, 활동량, 연령 등에 따라 개인화된 섭취가 필요합니다.


4. 물은 언제 마시는 게 좋을까?

《식생활과 음식물에 관한 권면》은 이렇게 조언합니다.

식사 전 온수를 약 500cc 마시는 것은 해롭지 않고 오히려 유익하다.” (p.419)
식사 전이나 식후 얼마 있다가 마시는 물이 가장 좋다.” (p.420)

즉, 식사 중보다는 식간, 특히 식사 30분 전이나 식사 후 1시간쯤 마시는 것이 좋다는 조언입니다. 실제로, 위장의 효율성이나 소화력을 고려할 때도 이런 습관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5. 현대 의학은 뭐라고 할까?

아쉽게도 ‘물 마시기 최적의 시간’에 대한 확정적 의학 연구는 드뭅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일반적 권장이 있습니다:

  • 잠자기 전 2시간 이내 과도한 수분 섭취는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낮 동안 충분히 마시는 것이 이상적.
  • 한 번에 몰아서 마시는 것보다는 나눠 마시는 것이 안전함. 물 중독이나 전해질 불균형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 식전 30분, 기상 직후, 운동 전후는 수분 보충이 특히 중요합니다.

6. 식사 중 물 마시면 소화에 방해될까?

식사 중 물을 마시면 소화 효소가 희석되어 소화에 방해된다’는 통념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의학은 이를 부정합니다.

  • 소화 효소는 일시적으로 희석될 수 있으나, 우리 몸은 필요에 따라 추가 분비하며 곧 균형을 맞춥니다.
  • 아기 젖이나 수박 같은 과일이 대부분 물로 이루어졌지만 소화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단,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나 소화기 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식사 중보다는 식사 전후에 물을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7. 물의 온도는 건강에 영향을 줄까?

우리가 마시는 물의 온도는 단순한 취향일까요, 아니면 건강에 영향을 미칠까요? 연구와 전통적 조언을 보면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이 있습니다.


8. 너무 뜨거운 물 = 식도 건강 위험

뜨거운 차나 국, 커피처럼 90도 이상 고온의 음료를 자주 마시면 식도염이나 식도암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엘렌 화잇은 이렇게 경고합니다:

위장은 대량의 뜨거운 음식과 음료로 크게 상한다.” (p.106)

뜨거운 음료는 인후, 위, 장기 등에 반복적인 열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식도 점막은 예민하므로 섭취 온도에 주의해야 합니다.


9. 찬물은 소화 기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찬물을 식사 중 마시는 경우, 엘렌 화잇은 다음과 같이 조언합니다.

찬물은 침샘의 흐름을 감소시키고 위장을 냉각시켜 소화를 정지시킨다.” (p.420)

동물 실험에서도 차가운 물은 설사, 성장 지연, 미생물 균형 변화 등의 부작용을 유발했습니다. 반면 따뜻한 물은 소화를 촉진하고 장 건강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는 찬물 섭취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과민성 대장증후군
  • 식도 연동 운동 장애
  • 편두통 체질
    (한 연구에 따르면 얼음물은 일부 여성에게 편두통을 유발함)

10. 찬물이 꼭 나쁜 걸까? 상황에 따라 유익도 있다

찬물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2012년 연구에서 45명의 남성 운동선수가 운동 중 4℃와 22℃의 물을 섭취했을 때, 4℃ 찬물을 마신 그룹의 운동 능력이 49~51% 향상되었다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즉, 운동 중 체온을 낮추거나 열사병 예방을 위해 찬물을 마시는 것은 매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식생활과 음식물에 관한 권면》(p.420)은

약으로 말고는 뜨거운 음료는 필요하지 않다”라고 하여, 특별한 상황에서 뜨거운 음료나 찬물의 ‘치료적 사용’이 가능함을 인정합니다.


11. 물, 알고 마시면 약이 됩니다

물은 단순한 음료가 아닙니다. 몸을 구성하고, 소화와 순환을 돕고, 체온을 조절하며 독소를 배출하는 ‘생명의 도구’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언제, 어떤 온도로 마시는지에 따라 그 효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식사 중 찬물은 피하고
식간에 따뜻하거나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며
개인 상태에 맞춘 수분 섭취량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가장 건강한 물 사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물 한 잔이 건강한 하루를 만듭니다. 오늘, 올바르게 물을 마셔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