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준비하는 분들에게~은퇴는 새로운 자리로의 승진이다
호주에서는 은퇴를 “새로운 자리로의 승진”이라고 표현합니다. 여러 번 곱씹어 봐도 참 멋진 말입니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은퇴는 정년이 되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뜻하지만, 영어 단어 retirement 자체도 “타이어를 갈고 다시 달린다”는 의미를 떠올리게 하죠. 어쩌면 은퇴는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삶의 한 방식일 수 있습니다.
은퇴의 세 가지 정의
와이스(Weiss)는 『은퇴의 경험(The Experience of Retirement)』에서 은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 경제적 관점: 유급 근로의 중단
- 사회학적 관점: 사회적으로 더 이상 일을 하지 않는 상태
- 심리학적 관점: 개인이 스스로 은퇴했다고 인식하는 시점
심리학자 로젠탈과 무어 역시 『은퇴: 심리학으로 말하다』(2021)에서 은퇴를 긍정적이고 도전으로 가득 찬 새로운 단계로 보았습니다. 저도 이제야 이 말의 의미를 실감합니다.
나의 은퇴 경험
저는 34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치고, 2021년 2월 정년 퇴임을 했습니다. 당시 주변에서는 시간강사를 권하는 조언도 많았지만, 저는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65세까지 충분히 근무한 것에 만족하며, 큰 고민 없이 은퇴를 맞이했죠.
하지만 막상 은퇴 후에는 예상치 못한 혼란과 공허함이 찾아왔습니다. 매일 가던 직장을 더 이상 가지 않게 되자 삶의 리듬이 무너지고, "나는 이제 이 조직에 필요한 존재가 아닐까?" 하는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은퇴 후, 나만의 연착륙 전략
은퇴 후 몇 개월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저는 저만의 ‘연착륙(Soft Landing)’ 전략을 세웠습니다.
1. 나만의 공간 만들기
학교 근처에 조그마한 사무실을 임대했습니다. 단순히 출근할 곳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이 한결 안정되었습니다. 음악을 듣고, 연구와 강의 준비도 할 수 있는 이 공간이 제게는 심리적 안식처가 되었습니다.
2. 시간강사 활동
학과에서 배정된 강의를 맡아 강사료로 사무실 임대료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강의는 제게 현역과 연결된 느낌을 주며, 삶의 에너지를 불어넣어주고 있습니다.
3. 신앙 생활의 힘
은퇴 후에는 매주 교회 예배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습니다. 정신적 위로와 자존감 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신앙은 제가 우울함과 소외감을 극복하는 데 있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습니다.
4. 건강한 생활 습관
매일 새벽 걷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신선한 공기와 음악을 벗 삼아 걷는 시간이 하루의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건강은 은퇴 후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5. 긍정적인 사고 훈련
재정 문제, 인간관계,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생길 때마다 저는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필요하면 기도를 통해 마음을 다스립니다. 훈련을 통해 긍정의 힘을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다시 은퇴를 준비한다면?
은퇴할 때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건강과 재정적 안정입니다.
1. 건강 유지법
- 매일 규칙적인 활동
- 건강한 식습관
- 충분한 수면
- 취미 및 운동 습관
2. 재정 안정 전략
- 은퇴 적금 및 연금 준비
- 주거비 절감 (집 크기 줄이기 등)
- 보험 상품의 적극적 활용
재정적 불안은 건강과 삶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반드시 은퇴 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은퇴, 인생의 두 번째 승진
얼마 전 후배 교수들에게 은퇴 준비를 당부했더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정말 은퇴는 닥쳐야 관심이 생기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입니다.
삶의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하는 선물 같은 기회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은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은퇴가 새로운 자리로의 승진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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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준비 중이거나, 이미 은퇴하신 분들!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은퇴 후 삶을 설계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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