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죽음

죽음을 마주한 삶의 의미

내 딸이 죽은 이유

아프리카 선교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여자가 선교사의 집을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얼마 전 열병으로 어린 딸을 잃고 장례를 마친 뒤였습니다.

“왜 우리 딸이 죽었을까요?”

선교사는 의학적 지식을 동원해 설명했습니다.
“말라리아 때문입니다. 제때 치료받지 못해 고열로 사망한 겁니다.”

그러나 여자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알겠는데요. 왜 하필 제 딸이 걸린 겁니까? 저희는 하나님을 믿었잖아요.”

선교사는 순간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녀와 딸이 얼마나 신앙에 충실했는지 잘 알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는 조심스럽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마 하나님이 따님을 너무 사랑하셔서 일찍 데려가신 게 아닐까요? 지금은 하나님 안에서 쉬고 있을 겁니다.”

놀랍게도 그 답변은 어머니의 마음에 평안을 주었습니다. 환하게 얼굴이 밝아진 그녀는 크게 안도하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불멸을 바라는 필멸의 존재

인간은 누구나 죽습니다.
찬란한 업적을 세운 장수도, 제국을 일으킨 왕도, 결국 죽음 앞에서는 무력했습니다.

사도 바울도 절규했습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존재이기에, 인간은 오래전부터 불멸을 꿈꾸었습니다.

  •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 서사시』: 영생의 비밀을 찾으려 떠난 길가메시
  • 고대 이집트인들: 육체는 사라져도 영혼은 영원하다고 믿으며 피라미드를 세움

죽음을 두려워했던 인간의 염원은 불멸의 상징을 만들었고, 동시에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을 남겼습니다.


현실을 충실히 사는 지혜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후 영생을 위해 미라를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에게는 죽음의 불가피함을 직시하고 삶을 의미 있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죽음을 알고 준비하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종교는 인간이 삶과 죽음의 의미를 찾는 데 도움을 줍니다.

  • 장례와 제사는 죽은 이를 기리는 동시에 남은 이들의 삶을 지탱하는 기제
  • 원수 앞에서도 무릎 꿇고 자비를 구하는 프리아모스의 행동은 죽음을 마주한 인간의 보편적 선택

결국 중요한 것은 죽음의 순간을 피할 수 없다면, 지금 주어진 삶을 충실히 사는 것입니다.


죽음을 통해 깨닫는 삶의 이유

  • 길가메시는 영생의 식물을 잃고 고향으로 돌아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일상이 축복임을 깨달았습니다.
  •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는 아들을 잃었지만, 원수의 손에 입을 맞추며 남은 삶을 살아갈 이유를 찾았습니다.
  • 아프리카의 한 어머니는 딸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결국 하나님의 은혜라는 믿음 속에서 남은 생을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죽음을 받아들일 때 삶이 깊어진다

죽음을 마주할 때 인간은 비로소 삶의 의미를 묻습니다.
삶과 죽음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를 비추는 거울과 같습니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곧 삶을 충실히 산다는 것입니다.
사랑하고, 감사하며, 의미를 찾는 일상이 결국은 죽음을 평안히 맞이할 수 있는 길이 됩니다.